국제수지 또는 국제 거래 수지는 일정 기간 국제 거래를 해서 생긴 수입과 지출을 집계한 것입니다. 가계나 기업이 수입과 지출을 가계부나 장부를 통해 관리하듯 정부에서는 국제 거래로 외국과 무엇을 거래하고 얼마나 득실을 봤는지 집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와 외수가 각각 절반씩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거래를 통한 수지를 반드시 챙겨봐야 하는 것입니다.
국제수지 종류
우리나라 한국은행에서는 매달 국제수지를 집계하여 한 달이 지난 뒤 잠정치를 발표합니다. 가령 '24.4월 국제수지를 6월 초에 발표하는 식입니다. 국제수지는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계정, 오락 및 누락의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용어인 경상수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경상수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라와 나라 간의 제품과 서비스 매매에 의한 수지를 말합니다. 좀 더 따져보자면 거주자가 비거주자와 거래하면서 생긴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수지 네 가지 부분으로 나눠 집계합니다.
상품수지는 상품 수출입에서 생기는 실적을 집계한 것으로 상품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상수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서비스수지는 가공서비스, 운송, 여행, 건설, 보험, 금융, 문화, 지적재산권 사용료, 사업 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하는 대외 거래를 집계한 것입니다. 가령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관광을 통해 사용한 금액은 더하고 내국인이 외국 여행에서 쓴 금액을 빼서 집계하는 것입니다.
본원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의 송금된 급여 임금과 해외 보유 자산으로부터 발생한 이자와 배당이 이 항목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인이나 개인이 해외에서 급여를 국내로 송금한 것은 더하고 외국인이 번 소득을 자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빼서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전소득수지는 이전 거래수지라고도 하는데,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 대가 없이 돈을 주고 받으면서 생긴 수지를 말합니다.
헷갈리는 무역수지와 상품수지
경상수지의 분류에 속하는 상품수지와 뉴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무역수지는 모두 재화이 수출입 차이를 나타내는 동일한 용어인 듯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상품수지는 국제수지 기준의 수출과 수입의 차를 의미하는 것이고 무역수지는 통관 기준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무역수지는 관세청이 매월 발표하는데 우리나라 관세선을 통과한 모든 실물자산, 상업적 거래 물품과 비상업적 물품을 모두 포함합니다. 구체적으로 상품수지와 무역수지가 차이가 나는 주요한 이유를 살펴보면, 수출입 가격을 평가하는 기준의 차이입니다. 통관 기준 수출은 FOB 조건, 수입은 CIF 조건을 적용하는데 반해 상품수지는 수출입 모두 FOB 기준을 적용합니다. 둘째 수출입을 계상하는 시점이 다르다. 무역수지는 수출입 신고수리일 기준이며, 상품 수지는 소유권 이전을 기준으로 합니다. 예를 들면 선박의 경우, 무역수지는 선박 건조가 끝나고 통관수출 신고가 이뤄어지는 시점에 수출로 잡히지만 무역수지는 선박 대금을 받을 때마다 그만큼의 소유권이 이전됐다고 보고 수출에 반영하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경상수지 흑자국,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매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나라에 속합니다.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원유 수출국이나 독일 제외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6%를 넘는 많지 않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1998년 이후 우리나라는 투자보다 저축률이 높아졌고 경상수지가 지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왜 한국의 저축률이 투자율보다 높을까요? 이는 중장층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벌어들인 돈을 미래 노후를 대비하여 저축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의 투자 부진도 저축률과 투자율의 차이를 벌리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원화 가치가 상승해야 함에도 과거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들어온 만큼 나가기 때문입니다. 즉,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들어온 외화는 해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등의 금융계정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