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 혹은 경기가 안 좋다'라는 말은 사람들이 처한 각자의 상황에 따라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 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경제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지표는 경제 현상을 측정해서 숫자 형태로 표현하여 경제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쉽게 알려주는 도구입니다.
경제 지표는 지수라는 통계치를 사용합니다. 지수는 기준이 되는 시점의 값을 기준으로 비교하려는 대상의 값을 표현하여 나타냅니다. 가령 작년 철강 생산량 600톤이고 올해 생산량이 720톤이라면 철강 생산량에 관련된 지수를 (720/600)*100으로 계산하여 120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
'2021년 한 달 평균 소비 지출이 10년 만에 3.9%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지출이 많이 감소한 데 대한 기저효과로 대부분의 품목 지출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 이처럼 많은 경제 기사에서 기저효과라는 용어를 접하곤 합니다. 실질적인 월간 평균 소비 지출 금액은 2020년 245만 7000원, 2021년 240만 원, 2022년 249만 9000원으로 2019년을 기준으로 하면 1.5% 상승에 그쳤지만 2020년 -2.3% 하락한 영향으로 3.9%라는 큰 수치가 나온 것입니다. 이처럼 경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경제 지표라도 기저효과가 작용하면 사실 평가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 와 % 포인트
'지난해 실업률이 2%, 올해 실업률이 5% 일 때 지난해와 올해의 실업률 차이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대비 실업률은 150% 상승하여 2%에서 5%로 상승했습니다. 혹은 지난해 대비 올해 실업률이 3% pt 상승하여 5%를 기록했습니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는 지난해보다 올해 실업률이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한 백분율을 나타내는 표현이며 % pt는 실업률 수치 그 차제의 차이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실생활에서 % 포인트 수치가 낮다고 해서 이를 %로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경제지표들
경제의 규모와 경제 성장 추이를 확인하는 지표
경제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 지표는 국내총생산 GDP입니다. 왜냐하면 경제의 크기는 한 나라가 만들어내는 재화의 총량으로 대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세계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나라는 21조 달러의 미국입니다. 그다음으로 17.7조 달러의 중국, 일본은 약 5조 달러, 독일 4.2조 달러, 우리나라는 10위 1.8조 달러로 미국의 1/11배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GDP가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해도 경제 규모가 같거나 작아질 수 있습니다. 재화의 합계는 재화의 수량과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데 물가가 높아지면 GDP는 커지지만 실질적인 경제 규모는 작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분하는 용어가 실질 GDP와 명목 GDP입니다. 경제 기사에서 별다른 구분이 없는 경우 대개 명목치 값입니다.
그러면 경제의 성장 속도를 알려면 어떻게 할까요? 실질 GDP 성장률을 확인하면 됩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실질 GDP-지난해 실질 GDP)/지난해 실질 GDP의 백분율로 계산할 수 있으며 이 값의 변화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경제의 성장 속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분기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그리고 확정치 형태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안정된 가운데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의 최대치를 잠재 성장률이라고 합니다. 경제가 안정된 상태는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적자가 문제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즉,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경기 과열이나 침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경제가 동원 가능한 인력, 자본, 기술 등의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이뤄낼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 바로 잠재성장률입니다. 잠재 성장률 수치는 관측이나 측정을 통해 제시되는 값이 아니라 앞서 설명해 드린 개념을 이용하여 이론적으로 추정하는 값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2024년 2.2% 수준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경기 흐름을 확인하는 지표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수를 경기 지수라고 하는데, 가장 넓은 범위에서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것은 경기종합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통계청에서 고용·생산 ·소비 ·무역 ·투자 ·금융 등을 대표하는 경제지표를 가공하여 선행지수, 동행지수, 후행지수 등 3가지로 된 경기종합지수를 발표합니다.
선행지수는 3~10개월 앞서 변하는 경제지표, 건설수주액, 재고순환지표, 기계류내수출하지수, 장단기 금리차, 경제심리지수, 수출입물가비율, 코스피를 구성요소로 사용합니다. 동행지수는 현재의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비농림어업취업자수, 광공업생산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통계를 구성 지표로 씁니다. 마지막으로 후행지수는 경기 흐름보다 3~10개월 늦게 움직이는 경제 지표로 생산자제품재고지수, 소비자물가지수변화율, 취업자수, 기업어음유통수익률, 소비재수입액을 사용하여 지수를 산출합니다.
경기종합지수는 경기 흐름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장기적 추이를 예상하는 한계를 가집니다. 그래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추세변동분을 떼어내고 순전히 경기 흐름만을 볼 수 있는 별도의 지표를 만들어 사용하는데 그것이 바로 순환변동치입니다. 특히, 주식시장의 흐름과 관련된 높은 상관성을 갖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미래의 경기 흐름과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 밖에도 BSI 기업경기실사지수, 실업률 등 경제와 경기를 나타내는 많은 경제지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경제와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앞서 설명한 GDP, GDP 성장률, 경기지수를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은 해당 경제 지표를 찾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